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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σー`)

250502 홍대 한복판에서 육회 만들어 먹은 썰

해피시아와세삐?

하냐삐~

 

진짜 거의 반년만에 쓰는 블로그가 이거라는게 스스로도 황당하지만....

24년 생탄 후기도 스킵하고 블로그 주제를 이걸로 한다는게 너무너무 황당하지만....

아니 이거 애초에 블로그에 박제해도 되는거 맞아....?

 

스스로도 어제 너무 황당했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본다.

 

생탄 후기를 재촉하지 않는 하냐단 감사합니다...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요...

 

 

 

1. 발단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4/30 청춘도감 끝나고 (텐시후로랑 겹겐이었다.)

 

큐이: 육회먹고싶당

  ㄴ 하냐: 내일 연습 끝나고 육회먹을 사람~

     ㄴ 큐이: 큐이~

 

대충 이렇게 됐다.

이때 큐이에게 반응하면 안됐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진짜 먹기만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날 리프트에서 대형 기니피그를 봐서 기분이 좋았나보다.
원래 주말에는 아무데도 안 가고 집에 바로 복귀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사실 어제(5/1) 엄청 돌아다녀서 그런지 블로그를 쓰는 지금도(5/2) 엄청 피곤하다.



2. 전개


5/1 MPK46 연습이 끝나고 (공교롭게도 큐이랑 이틀 연달아 만났다.) 뒷 일정이 없는 두사람만 남았다.

 

밖에는 비가 많이 오니, 연습실 복도에 앉아 열심히 육회가게를 찾았다. 근데 점심연습이었던지라, 죄다 브레이크 타임이거나, 술집이라 아직 오픈을 안 한 곳이 많았다. 큐이는 고깃집의 육회비빔면을 탐내고 있었고, 나는 고깃집에 들어가서 사이드메뉴만 먹는건 좀 아닌 것 같아 술집을 찾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술을 먹으면 안 되는데. 나도 사이드메뉴만 탐내는 행동을 하고 있었군.

 

그때였다.

 

큐이: 근데 육회는 정육점에서 사먹으면 싼데.

하냐: (대구 본가에서 부모님이 정육점에서 사온 육회를 떠올렸다. 소스도 있고 대충 다 비벼진 육회다.) 그렇긴 하지.

큐이: 정육점가자

하냐: ?

 

물론 나도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130g에 29,000원? 좀 양** 가격이네, 하고 있긴 했는데. 그럼 시켜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큐이는 진심이었다.

 

큐이: 연습실 근처에 정육점 3개 있는거 같아.

 

와진짜구라같은대;; 라고 생각했지만 진심이었다. 그래도 뭐..... 지금까지 부모님이 사와주신 육회는 진짜 비닐랩 뜯어서 먹기만 하면 되는 육회였으니까, 정육점에서 대충 그렇게 먹으면 되겠지! 라고 큐이랑 같이 길을 떠났다.

 

길을 떠나는 하냐(발)와 큐이(우산)

 

연습실 근처에 정육점이 3개정도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제일 먼저 연습실에서 가까운 정육점에 들어갔다. (난 홍대에도 정육점이 있다는 걸 그 길 지나다니면서 처음 알았다. (큐이: 홍대도사람사는곳인데)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부모님이 사 와 주신 육회나, 배달시킨 육회만 먹어봤던 나는, 정육점에 가서 "혹시 보통 몇그램씩 사가세요?"이라고 했다가 "사람마다 다 주관적으로 사가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다"라는 답변을 들었고, 머쓱한 나머지 큐이가 대답하기 전에 먼저 몇 그램이라고 정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정육점 사장님께서 육회고기를 채써시는 동안, 큐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까지 큐이에게 보낸 갠톡에 왜 답장이 안 오는지 궁금했는데, 단톡방인줄 알고 대답을 안 했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3. 위기

 

그런데.

그 정육점에서는 육회 소스를 딱히 안 판다고 한다.

몰랐어.

 

이대로라면 생고기를 뜯어먹을 위험에 처한 하냐와 큐이. 여기서 진짜 당황했다. 진짜진심으로당황했다. 이 정육점에는 육회소스가 없다는 말을 들은 내 머릿속은 ";;;; 서울은 대구보다 홈플러스이마트같은대형마트많이없는거가튼데(서울약1년거주자의편견)이거이러다가진짜생고기뜯어먹어야하나" 상태였다. 내 표정이 너무 얼탄 것 같았는지, 사장님께서 육회소스를 만들어먹는 법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간장참기름통깨다진마늘 어쩌구저쩌구 같은거 홍대 길거리에 있을 리가 없잖아..... 당연히 큐이 집이나 내 자취방에는 있겠지....... 둘이 집 방향이 완전 반대인지라, 소스랑 같이 먹자고 누구 한명의 집에 갈 미X짓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근처의 큰 편의점에 들렸으나, 역시 편의점에도 우리가 찾는 것이 없었다.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큐이는 전부 다 계획이 있었다.

 

큐이: 이 뒤에 마트 있는 것 같은데? 마트엔 있겠지~

 

흥미로웠다.

정말 놀랍게도 나는 홍대에 연습을 그렇게 자주 가면서, 동네마트가 있다는 것도 육회 때문에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마트에 육회 소스 완제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전날 청춘도감때 안경을 소속 사무실에 두고온 나는, 안경 가지러 가는 김에 같이 사무실에 가서 먹자고 했다. 어차피 육회 먹고 안경 가지러 가려 했으니까 완전 일타이피였다.

 

그렇게 마트에 들어갔다. 마트 안에 정육점 코너는 있으나, 거기 안에도 육회소스는 없다고 했다. 거기서 또 당황한 나. 그러나 큐이는 되게 야무지게도 아까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간장참기름다진마늘맛소금 등등을 찾고 있었고, 이미 정신을 차려보니 제일 작은 걸로 전부 다 찾았더라.

 

 

뭔가 잘은 모르지만, 엄마가 육회 만들때 항상 치즈를 얹어주셨던 것 같아서 큐이에게 물어봤다.

 

하냐: 치즈 넣어?

큐이: 치즈보다는 계란 노른자가 넣고 싶어. 근데 계란은 낱개로 안 팔잔아?

 

팔겠냐

순간적으로 육회 먹겠다고 계란 10개?를 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좀 에바지 않나? 라고 생각했지만, 내 자취방 냉장고의 계란이 다 떨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러면. 그냥 내가 먹을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김에 계란 1개는 여기다 써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사자고 했다. 큐이가 좋아해서 킹받았지만? 내 자취방 물품으로 가게 된다면 나도 집 가는 길에 시장 안 봐서 돌아가도 되니까 조금 기뻤다.

 

근데 역시 소스값이 생각보다 비쌌다 ㅡㅡ (특히 계란이)

배보다 배꼽이 큰거 아니냐고 항의하려 했지만, 이미 고기를 사 버렸기 때문에 생고기로 육회를 먹는 미*짓을 하지 않으려면 역시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사무실로 떠나는 우리.

한 30분쯤 걸었나.... 괜히 걸었음.... 지금도 너무 피곤해....

 

30분정도 걸으면서, 큐이에게 살짝 항의했다.

 

하냐: 나는 그냥 육회를 먹고 싶었을 뿐이지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큐이: 육회타이쿤 ㅎㅎ

큐이: 슈의 육회가게 ㅎㅎ

 

화제는 슈의 라면가게로 넘어갔고, 큐이가 자신만의 슈의 라면가게를 하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정말..... 대충 요약하자면 정말 빠르게 노가다를 하면 된다는 이야기여서 황당했다.(웃겼다는 뜻) 사실 큐이가 이야기하는 사이에 꽃손실 하고 있는걸 깨닫고 피크민도 몰래 켰다.

 

야무지죠 ㅋㅋ

 

 

 

4. 절정

 

아 이제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해서 대충써야지

 

 

사무실에 도착해서 육회 소스 레시피를 검색하고 있는 큐이. 큐이가 인터넷에서 육회소스 레시피를 검색해서, 1T라는건 티스푼이라는 걸까....? 라고 하고 있길래, 그냥 내가 소스 배합하겠다고 했다.

 

사무실에 숟가락이랑 그릇이 왜 있지?? 싶은 분들을 위해 추가TMI를 풀자면, 르네가 사무실에서 밥 챙겨먹으라고 선물로 줬다.

 

 

이건 놀랍게도 내 손이다. 내 안의 큐이는 엄청난 힘이 없는 사람 이미지라서.... 참기름이나 간장 따르다가 에큐큥;;; 하면서 엄청 많이 부어버릴 것 같은 이미지인지라 걍 내가 부어줬다. 어느정도 넣고 큐이에게 간보라고 한조각 먹으라고 했는데, 벌써부터 기뻐하고 있어서 웃겼다.

 

 

이제 대망의 노른자 분리하기.

큐이는 노른자 분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대체 왜??!?! 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육회를 만들어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이번이 처음임) 바로 납득하고 넘어갔다. 노른자를 분리해서 큐이 육회 위에 얹어주니까 "역시 육회는 어른이 만들어조야대 ^-^" 하면서 뿌듯해해서 황당했다. 자기도 어른이면서 나보고 어른이라고 해서 더 킹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이용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귀여워서 봐줬다.

 

 

 

육회 완성.

작은 그릇에서 비비고 바로 먹어서 조금 지저분하지만..... 살다살다 내가 육회를 (그것도 홍대에서) 만들어먹을지 몰라서 먹으면서도 ??? ???? 맛있??? 긴 한데?? 웃기??? 네?? 상태였다.

 

개인적으로 마늘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마늘을 내가 먹는 양보다 너무 많이 넣어서 마늘 향이 강하게 났다. 그것만 빼면 맛있었다.

 

무엇보다 큐이가 엄청 맛있게 먹어서 신기했다. (내안의 큐이: 항상 라이브 끝나고 피곤해서 나무늘보처럼 먹는 이미지) 그리고 아까 약속했던 대로 계란은 내가 가져가고, 간장참기름맛소금은 어차피 집에 있으니 큐이 가져가라고 했다. 마늘은.... 내가 가져가면 영원히 냉동실에서 굳어버릴 것 같아서 그것도 큐이 가져가라고 했다.

 

 

 

5. 결론

 

먹은 자리 깨끗하게 청소하고 설겆이도 하고 빠빠이했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큐이가 너무 웃겨서 사실 이런 이벤트가 몇번 더 있으면 속으로 재밌어하면서 어울려줄 것 같다.

 

근데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 나머지, 집에 가니까 9시 넘어있었다. 그래서 피곤해서 바로 잤다.

 

 

 

이건 여담인데,

사무실 근처의 배민B마트를 검색해봤더니 고기와 육회소스를 같이 파는 집이 있었다.

근데 그걸 소스 재료까지 다 사고 알았다.

 

 

 

오늘의 일기 끝.